[출처] 매경LUXMEN 제145호 (2022년 10월) 김병수 기자
|코로나 이후 주목받는 지방 상권 4… 광역시 구도심 지고 관광지형 뜨고
[빅데이터 분석으로 본 뜨는 상권 vs 지는 상권] 코로나 이후 주목받는 지방 상권 4… 광역시 구도
코로나는 지방 상권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새로운 랜드마크가 생긴 부산 기장의 오시리아, 포항 환호공원, 대전 신세계백화점 인근 상권 등은 주목을 끈 반면, 지방 광역시의 구도심 지역은
www.mk.co.kr
빅데이터분석으로 본
뜨는 지역 상권
▶경남 함안, 지역축제 활성화가 기폭제
군 단위로 내려가면 경남 함안의 상권 상승세가 남다르다. 외식소비의도가 1년 전 1621에서 3만6234로 2135%나 높아졌다. 여기에는 지역 축제 활성화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한 입소문이 크게 기여했다. 경남 함안군 악양둑방 경관 단지에 조성된 꽃밭이 ‘힐링 공간’과 ‘포토존’으로 입소문 나면서 관광객 유입과 함께 일대 상권이 활성화되고 있다. 2021년에 조성된 악양둑방 꽃단지는 아름다운 경관이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지난해 5월에만 함안군 전체 인구수(6만1967명. 7월 기준)보다 많은 10만여 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올 들어서도 9월 15일까지 함안을 다녀간 관광객 수는 71만4000여 명.
이곳은 명칭 그대로 홍수 예방 등 목적으로 조성된 곳이다. 이런 둑길이 지난해 3월 파종 및 식재를 거쳐 화려한 꽃으로 가득한 단지로 탈바꿈했다. 지난해 5월 개관과 동시에 양귀비, 수레국화, 데이지, 안개초 등 화려한 봄꽃이 ‘아름답다’고 입소문을 타면서 관광객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화려하고 아름다운 빨간 양귀비가 ‘포토존’으로 인기를 끌면서 함안뿐 아니라 인근 지역에서 가족, 연인 단위의 상춘객이 몰렸다. 단지가 인기를 끈 것은 방문객이 남긴 SNS 글과 사진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SNS에는 관련 글과 방문객 및 사진작가가 촬영한 아름다운 사진이 가득했다.
올해는 함안 인근지역인 창원, 부산뿐 아니라 서울, 경기 등 전국 각지에 이곳을 찾은 것으로 군은 분석했다. 관광객이 늘자 인근 상권도 덩달아 살아나는 분위기다. 함안군은 5월 3주간 약 10억원의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주로 지역 식당, 카페, 그리고 농산물 특판직거래장터 등에서 매출이 올랐다.
▶포항 환호공원, 70만 관광객 모아
포항 환호공원 역시 팬데믹 이후 성장세가 눈에 띄는 상권이다. 외식소비의도가 1년 전 182에서 2만3655로 단순 증가율로는 전국 5위에 올랐다. 포항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된 환호공원의 스페이스워크. 얼핏 롤러코스터를 보는 듯하지만 실제는 걸을 수 있도록 계단으로 이루어진 철골 구조물로, 독일의 유명 예술가 부부인 하이케 무터와 울리히 겐츠가 설계했고 지난해 11월 포스코가 조성해 포항시에 기부했다. 기획부터 완성까지 2년 7개월이 걸렸다.
포스코는 이것이 단순한 관광시설이 아니라 공공미술임을 강조한다. 이름처럼 우주를 걷는 듯한 체험을 제공하면서도 그 자체로 미학적인 작품이라는 얘기다. 스페이스워크는 우주선을 벗어나 우주를 유영하는, 혹은 공간을 걷는, 이라는 이중적 의미를 지닌다. 트랙의 전체 길이는 333m, 최고 높이는 25m다. 트랙의 상부에 올라서면 포항 시내와 영일만, 그리고 멀리 포스코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포항시 관계자는 “스페이스워크를 보고 체험하기 위해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포항에 몰리고 있다. 주말의 경우 2~3시간을 기다려야 체험을 할 수 있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스페이스워크 개장과 함께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며 지난 8월 7일 기준 약 70만 명의 관광객을 모았다. 덕분에 포항 환호공원은 지역의 휴식공간에서 관광자원의 하나로 부각돼 주변 상권들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부산 기장, 작은 어촌 마을서 연 700만 찾는 명소로
김영갑 교수의 외식소비의도 분석에 따르면 부산 롯데월드와 기장 오시리아 상권은 지난 1년간 가장 ‘핫’해진 곳이다. 롯데월드 부산 상권의 외식소비의도는 3만1786(1년 전은 29)이다. 지난 3월 31일 서울 잠실에 이어 30여 년 만에 부산에 연 테마파크인 만큼 당연한 결과지만 인근 기장오시리아 상권의 수치 역시 (808→1만2638)로 증가했다. 부산롯데월드 개장의 힘인 셈이다.
롯데월드 부산은 지난 3월 31일 서울 잠실에 이어 30여 년 만에 부산에 연 테마파크다. 오시리아 관광단지 테마파크 존 내에 총 15만8000㎡(약 4만8000평) 규모로 조성됐다. 롯데월드 부산 관계자는 “처음 문을 열 때만 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걱정이 많았는데, 목표 이상으로 손님이 오고 있다”라며 “2013년 광안리 미월드 폐점 후 놀이공원이 전무했던 터라 지역민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시리아 관광단지는 부산도시공사가 부산 기장군 기장읍 일대 366㎡(약 110만 평) 부지에 총 6조원을 투자해 조성한 관광단지다. 10년 전만 해도 해운대에서 동쪽으로 약 8㎞ 떨어진 작은 어촌 마을이었다. 기장 하면 떠오르는 것이 이 지역 특산물인 미역이었다.
하지만 2014년 말 롯데몰 동부산점을 시작으로 국립부산과학관, 해운대비치골프장, 이케아, 롯데월드 어드벤처, 아난티 힐튼호텔, 스카이라인 루지 등이 들어서면서 전국에서 찾는 관광명소가 됐다. 롯데몰 동부산점은 롯데쇼핑의 교외형 아웃렛 6개 점포 중 매출 1위, 전국 아웃렛 점포(33개) 중에선 매출 2위를 자랑하는 점포다. 내년까지 아쿠아월드(수중호텔과 생태공원)와 시니어 복합단지 메디시티, 반얀트리 부산도 개장할 예정이다. 부산도시공사 측은 오시리아 관광단지의 모든 시설이 완공되는 2026년쯤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단지가 조성되기 전인 2010년대 초만 해도 토지 가격이 평(3.3㎡)당 400만원 정도였는데, 한때 인근 아파트 분양가격이 평당 200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인근 상인들은 교통난과 숙박시설 확충 등 갈 길이 여전히 멀다는 주장도 내놓는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등 지자체 후보들은 부산 지하철 2호선 조기 구축 등 일대 교통 인프라 구축을 내세웠다. 일각에선 원정 관광객 유치를 위해 숙박시설과 오락 콘텐츠를 확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롯데월드 부산의 경우 서울 잠실 롯데월드와 규모 면에선 비슷하지만, 놀이기구는 3분의 1 수준인 17개에 불과하다.
▶대전신세계백화점, 수도권서도 찾는 명소로
지역상권 중 중부지역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 상권이다. 대전신세계백화점 상권은 외식소비의도 수치는 5930에서 29만3858로 올라갔다. 신세계아트앤사이언스 상권을 포함하면 수치는 더욱 높아진다.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가 오픈 1년 만에 중부권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것이다. 실제 대전신세계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방문한 고객 수는 2400만여 명으로 국내 인구 절반에 달할 뿐 아니라 대전시 인구 전체(약 145만 명)가 16회 이상 다녀간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방문객의 10명 중 6명이 외지인으로 대전시 유동인구 증가에 큰 몫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이 17.9%로 가장 많았으며, 충청권 15.5%, 전라 경상권 9.9%로 집계됐다.
최근 1년간 대전지역의 신한카드 이용현황을 보면 대전신세계가 대전역 다음으로 시민들과 외부 방문객들이 많이 이용한 시설로 집계됐다. 대전시의 핵심 교통시설인 대전역을 제외하면 대전신세계가 시민들이 가장 많이 찾은 곳이 된 셈이다. 특히 미래 고객인 2030 젊은 고객층의 반응이 뜨겁다는 게 대전신세계의 설명이다. 실제로 대전신세계는 신세계백화점 13개 점포 중 2030 고객 수와 매출 비중이 각각 50%, 45%로 가장 높다. ‘노잼 도시’로 악명이 높았던 대전이 대전신세계 개점 이후 ‘꿀잼 도시’로 거듭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미래 고객인 20·30대 고객들 반응이 뜨겁다. 실제 대전신세계는 신세계백화점 13개 점포 중 20·30대 고객 수와 매출 비중이 각각 50%, 45%로 가장 높다. 카이스트 연구진과 손잡고 만든 과학관 ‘신세계 넥스페리움’, 상권 최초의 실내 스포츠 테마파크 ‘스포츠 몬스터’,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한 4200t 수조의 아쿠아리움, 갑천을 조망하는 옥상정원 등 이전에 경험할 수 없었던 콘텐츠가 2030 고객들 발길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댓글